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의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최종 명단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주말 동안 코칭스태프와 명단 정리에 힘을 쏟았다.

지난 10일 EAFF가 공개한 50명의 예비 명단은 골키퍼 5명, 수비수 18명, 미드필더 18명, 공격수 9명 순이다. 최종 엔트리가 23명이라는 점에서 2대1이 조금 넘는 경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선수 선발에 있어 최우선으로 소집 시점에서 좋은 컨디션과 기량을 유지한 인물을 선호했다. 소속팀에서의 감각을 A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이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밖의 대회라 중동, 유럽파의 차출이 어렵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잘 파악하고 젊은 선수들로 꾸려 가능성을 찾아 기존 선수들과의 조화에 모든 역량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물론 중국, 북한, 일본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성적도 고려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포지션별 안배를 고려하면 공격에서는 중앙 공격수 선발을 놓고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신욱(울산 현대)이 부상 복귀 후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정협(상주 상무), 황의조(성남FC)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K리그 올스타전에 포함됐던 예비명단 선수들과 동아시안컵 최종 명단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정협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만족감을 나타내는 등 축제를 즐기면서도 선수를 살피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대표팀 명단 발표마다 예상 밖의 선발을 한다는 점에서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득점 1위인 주민규(서울 이랜드FC)의 발탁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스타전에서 골을 넣은 주민규를 두고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뛰었을 것이다"라며 노력 자체에 좋은 점수를 부여했다.

미드필드에서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재성(전북 현대)이 중심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조수철(인천 유나이티드), 임선영(광주FC) 등 소속팀에서 너른 시야와 패싱, 투쟁력을 갖춘 이들의 승선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박종우(알 자지라)가 중동으로 이적하면서 경쟁률이 떨어졌다는 점도 호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대표팀과의 연계를 고려하면 권창훈(수원 삼성)의 승선도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부터 꾸준히 슈틸리케 감독의 관심을 받았다. 이 외에 이광혁(포항 스틸러스), 이찬동(광주FC)도 첫 승선을 노리고 있다.

수비는 슈틸리케 부임 후 조직력에 무게 중심이 기울어져 기존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주영(상하이 상강), 장현수(광저우 푸리) 등 중국파들의 컴백이 예상된다. 우한에서 치른다는 점에서 현지 적응에도 딱이다. 좌우 역시 슈틸리케 감독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던 임창우, 정동호(이상 울산 현대)의 재승선이 예상된다.

그래도 향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최종예선을 생각하면 대체 자원 육성도 필요하다. 신 감독이 줄기차게 언급했던 이슬찬(전남 드래곤즈)이나 연제민(수원 삼성), 심상민(FC서울)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골키퍼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울산 현대)의 승선이 유력하다. 다만 김승규의 경우 지난 15일 편도염으로 울산대학교 병원에 입원해 올스타전에 불참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다. 울산 현대에서도 후보 골키퍼 이희성이 부상으로 이탈, 홀로 골문을 책임지는 등 피로가 상당하지만, 선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골키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이 필드플레이어에 무게가 실리면 두 명을 뽑을 가능성도 있다. 2008, 2013 대회에서도 두 명의 골키퍼만 뽑혔다. 필드플레이어를 한 명 더 뽑는다면 나머지 세 명은 기분만 좋다가 말게 된다. 반대로 경험 차원에서 골키퍼를 세 명으로 구성한다면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김동준(연세대학교) 중 한 명이 낄 가능성도 있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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