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전주대 교수(전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작년까지 K리그의 대표적 학구파 감독이었던 박경훈 전주대 교수(전 제주유나이티드 감독)가 후배 지도자 양성을 위해 나섰다. 제주 시절 수석코치로 함께 했던 이도영 강사와 오랜만에 손잡았다.

박 교수와 이 강사는 지난 1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경기도 포천의 김희태 축구센터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축구연맹(AFC) C급 지도자 강습회를 진행 중이다. 박 교수는 이 강사를 돕는 보조 강사를 맡았다. 작년까지 5년 동안 박경훈이 지휘하고 이도영이 보좌하는 구도가 익숙했는데 이번엔 입장이 바뀌었다.
두 사람은 작년까지 5년 동안 제주 감독과 수석 코치로 호흡을 맞췄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사퇴해 전주대 축구학과로 복직했고, 이 강사도 기존 직업인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강사로 돌아갔다.

박 교수는 방학을 맞아 이 코치를 도우러 왔다. 박 교수는 전주대 제자들에게 C급, 나아가 B급 자격증까지 따 놓을 것을 권한다. 자연스레 박 교수가 평소 강의하는 내용도 지도자 강습회와 비슷하다. 강습회를 돕기에도, 강습회에서 도움을 받기에도 좋은 상황이다.
각자 사정으로 바빠 자주 만나지 못했던 두 사람은 오랜만에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있지만 회포를 풀 시간은 부족하다. 아침 9시경부터 밤 9시까지 교육 일정만 소화하기도 바쁘다. 박 교수는 “우리가 가르친 내용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수강생들을 보면, 감독으로서 선수를 잘 기르는 것 못지않게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박 교수는 축구 현장을 한 발 떠나 있는 요즘 여유를 찾았다고 했다. “날 보면 다들 얼굴이 좋아졌다고 한다. 제주 시절엔 뒤로 갈수록 여유가 없었다. 감독에게 여유가 있어야 팀도 잘 돌아간다는 걸 그땐 느끼지 못했다. 재충전의 시간을 갖길 잘한 것 같다.”

한편 박 교수와 이 코치는 부산아이파크의 신임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두 사람 모두 “변명기 사장이 제주 시절 함께 하셨기 때문에 그런 전망이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실제 제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교직으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제의가 오더라도 힘들 것 같다며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이 강사는 어느 팀에서든 프로 감독 생활을 시작할 경륜과 능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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