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세 팀이 2016 K3리그의 새 가족이 된다. 시흥시민축구단, 부여군 FC, 양평 FC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합류로 K3리그는 다가올 봄이 더욱 따뜻해질 전망이다.

대한민국에는 크고 작은 축구 팀들이 정말 많다. 이 중 프로 무대를 포함한 각종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택 받은’ 일부 팀을 제외하면, 아직도 많은 팀들이 ‘재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에게 K3리그는 꿈의 무대다. 프로 무대 진출을 위한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흥시민축구단, 부여군FC, 양평FC는 행복한 팀이다. 철저한 준비와 피나는 노력을 통해 2016 K3리그의 새 가족이 될 자격을 부여 받아서다. 

선수 구성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2016 시즌에 퇴출이 결정된 서울FC마르티스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느 때 보다 까다로운 심사를 받아야 했던 세 팀은 이제 2016 K3리그를 향해 추운 겨울 담금질에 몰입 중이다.

시흥시민축구단: 아틀레틱 빌바오가 롤모델

시흥시민축구단은 스페인 클럽을 지향하는 팀이다. 유소년 쪽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아틀레틱 빌바오를 롤모델로 한다. 지역 내에서 축구선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유망주를 발굴하고 육성해 스타를 키우고 이들을 국내외 클럽으로 이적 시켜 구단의 살림살이를 튼튼히 한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시흥의 아이들’이 세계 무대를 꿈꿀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김영진 시흥시민축구단 사무국장은 “성인 팀 선수 중 시즌 MVP를 수상한 선수에게 스페인 프로무대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빌바오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비용은 전액 구단이 부담한다”며 “국내 클럽 축구의 새로운 자극을 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감독 역시 스페인 출신이다. 키케 리네로 전 빌바오 유소년 팀 총괄 감독이 시흥시민축구단의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빌바오 시절 하비 마르티네스(뮌헨) 등 유망주를 발굴한 경력이 있으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FC서울의 유소년 팀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김영진 국장은 “기량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국내외 구단에 진출시키고 이적료를 받아 새로운 동력으로 삼는 빌바오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할 것이다. 과감한 투자로 더 큰 열매를 얻겠다”고 이야기했다.

부여군 FC: 종합형 스포츠 클럽

부여군 FC는 종합형 스포츠 클럽의 진화한 형태다. 종합형 스포츠클럽이란 지역의 체육시설을 거점으로 다수의 연령, 다수의 계층 회원에게 저비용으로 여러 종목 프로그램과 전문지도자를 통합 제공하는 회원 중심의 자율적 스포츠 클럽을 뜻한다. 이성용 부여군 FC 사무국장은 “부여군이 정부가 시행 중인 종합형 스포츠 클럽 공모에 선정이 됐다. 이를 운영하다보니 일반 학생들과 아이들의 참여 열의가 굉장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능성을 보았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이성용 국장은 “종합형 스포츠클럽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방과 후 활동으로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 프로 선수로 뛸 수 있다는 희망을 주려한다”며 창단 취지를 설명했다.

선수단은 대전 시티즌 레전드 출신의 강정훈 감독이 이끄는 축구 클럽 ‘강정훈 FC’가 주축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25명의 선수단이 꾸려진 상태다. 당연히 강정훈 감독이 팀의 수장이다. 이성용 국장은 “K3리그 팀 창단 소식에 좋은 선수들이 먼저 연락해오고 있다. 따로 급여를 주는 건 아니지만 농어촌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나 종합형 스포츠 클럽에서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많이 미약하지만 언젠가는 큰 그림을 완성시킨다는 각오다. 이성용 국장은 “주변에서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어렵게 시작하기에 미약한 점이 많다”면서도 “종합형 스포츠 클럽 등 20년 이상 스포츠 클럽을 운영했기에 노하우가 있다. 다른 어떤 팀도 생각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스타일로 진정한 풀뿌리 축구팀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양평 FC: 축구가 일자리다

양평 FC의 모토는 ‘희망’이다.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선수들에게 ‘일자리 창출의 희망’을 제공하는 것이다.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로 꿈을 꾸고 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들에게 뛸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준다는 계획이다.

이완재 양평 FC 총괄팀장은 “제자들을 양성하다보면 잘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 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계기가 될 팀을 만들어주자는 취지에 대해 김선교 군수님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희망은 ‘문화 공간의 형성’이다. 농촌 지역인 양평군은 군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많지 않다. K3리그는 이곳에서 축구로 군민들을 묶을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완재 팀장은 “양평군에는 가족들이 함께 볼거리가 많지 않아 이를 즐기려면 외부로 나가야 했다”며 “양평 FC가 자신의 자녀들, 선·후배들이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서로를 응원하는 풍경을 만드는 등 지역의 대표적인 볼거리가 돼 주말의 문화 공간이 자연스레 형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평 FC는 내년 K3리그 개막을 앞두고 현재 선수 구성 작업 중이다. 지난 12월 29일에는 공개 테스트도 실시했다. 양평 지역 출신 선수들 위주로 선발해 진정한 지역 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 K3리그 관계자는 세 개 팀의 합류로 20개 팀이 된 K3리그의 자체적인 승강제를 2017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위부터 11위까지는 2017년 K3 어드밴스리그(가칭)에 자동진출하고, 12위~15위는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 팀을 선정해 K3 어드밴스리그로 올린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하위 팀과 승격 플레이오프 탈락 팀, 2017년 신규 팀은 2017 K3 베이직리그(가칭)로 간다.

물론 상위리그와의 승강제는 단기간에 되기 어려운 문제다. 대신 K3 어드밴스리그와 K3 베이직리그 간의 차이를 두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K3 어드밴스리그에는 FA컵 출전권 부여나 연회비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공식매거진 <ONSIDE> 1월호 'K3리그'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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