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의정부의 창단으로 경기도 북부에 축구 활성화가 기대된다. 사진은 FC의정부 창단 첫 홈경기의 식전행사

경기도 북부에 축구의 '봄비'가 내렸다.

지난 29일 의정부종합운동장에서 ‘DAUM K3 챌린저스리그 2014’ 2라운드 FC의정부와 양주시민축구단의 경기가 열렸다. 김희태 감독이 이끄는 FC의정부는 올시즌 창단해 챌린저스리그 첫 홈경기를 치렀다. 경기 시작 전 FC의정부의 창단식도 함께 열렸다. 기대를 한껏 모았던 의정부의 창단식과 첫 홈경기는 축구의 매력을 한껏 느끼기에 충분했다.

경기도 북부엔 축구 팀이 몇 안 된다. 이날 창단식을 연 FC의정부를 비롯해 고양 양주 파주 포천시민축구단 등 대다수 팀이 챌린저스리그 소속이다. K리그 챌린지의 고양 Hi FC는 2013년부터 고양에 터를 잡았다. 경기도 북부는 팀이 적었던 만큼 축구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약 1000명의 관중 수는 K리그가 열리는 대도시엔 적은 숫자일지 몰라도 경기도 북부엔 의미 있는 숫자였다.

경기는 치열하고 뜨거웠다. 두 팀은 재밌는 경기를 선보이자고 약속이나 한 듯 빠르게 공격을 오갔다. 전반엔 결정적인 기회로 서로의 골문을 위협했다. 호쾌한 슈팅과 기막힌 선방이 이어졌다. 빠르게 공이 오가듯 본부석 쪽에 자리한 의정부 시민들과 반대쪽에 자리한 양주 시민들은 함성을 주고받았다.

전반 45분 신학영의 골로 의정부가 앞서나갔다. 후반 37분 양주 황하림의 동점골이 터지며 재미를 더했다. 축구의 참맛은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졌다. 양주의 코너킥 공격은 몸을 날린 의정부 수비수에 의해 골라인 바로 앞에서 막혔다. 곧이어 의정부 선수 5명이 역습을 펼쳤다. 골키퍼까지 제친 의정부의 마지막 슛은 양주 수비수가 쓰러지며 가까스로 걷어냈다. 곧바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함성의 여운이 경기장에 맴돌았다. 선수들은 주저앉았고 관중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축구의 재미에 흠뻑 빠졌다. 후반부터 내리기 시작한 봄비에도 아랑곳없이 관중들이 자리를 지킨 이유였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수도권 북쪽은 축구에 목말라 있다. 의정부에 축구팀이 생기면서 갈증 해소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로 첫 경기에서 갈증을 씻을 만한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를 마친 김희태 감독은 승패를 떠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재미있는 경기를 펼쳐 본인 스스로 만족했다. 김 감독은 “오늘 경기처럼 먹을 것 먹고 넣을 것 넣고, 공수전환을 박진감 있게 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제일이다. 비겼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축구를 보여주겠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부탁도 남겼다.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테니 자주 와달라. 경기도 북부만의 경기를 재미있게 포장해달라”고 부탁했다. 군사 도시가 많은 지역이니 ‘군부대 더비’라고 불러볼까. 즐거운 고민이 생겼다.

<저작권자 © 센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의정부=이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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