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14년 동안 구상해오던 내 꿈을 드디어 오늘 이뤘다."

FC KHT 김희태 축구센터의 김희태(62) 이사장이 지난 27일 감격스럽게 내뱉은 말이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데 14년이 걸렸다. 14년 동안 매일 고민하고 준비하면서 그리던 꿈은 바로 '축구클리닉 전용구장'이었다. 

이승우, 박지성, 안정환 등 한국의 축구 스타들을 배출시킨 '스타메이커' 지도자 김 이사장은 지난 2002년 FC KHT 김희태 축구센터를 설립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어린 아이들이라 생각한 김 이사장은 어린 선수들을 위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육성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 왔다. 

그 중 핵심이 축구클리닉 전용구장이었다. 축구센터를 시작할 때부터 구상했던 일이다. 한국 축구 미래를 위해, 더 큰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이사장은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14년 가디람 끝에 지난 27일 경기도 포천의 김희태 축구센터에서 드디어 축구클리닉 전용구장을 개장했다. 꿈이 이뤄졌다. 

한국 유소년 센터에서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은 김희태 축구센터가 최초다.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완비해 유소년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집중적으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브라질 대표팀과 독일 도르트문트 훈련 프로그램을 한국 축구 상황에 맞도록 고안했다.

가장 핵심 시설은 선수들 훈련을 영상으로 촬영해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한다는 것이다. 첨단 광센서와 영상분석기법을 통해 동작을 분석하고, 철저하게 데이터를 관리한다. 축적한 영상 자료를 비교 분석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판단하고, 또 문제점과 보완점을 선수들이 직접 눈으로 보며 고쳐나갈 수 있다. 개인능력, 집중력, 판단 능력이 향상 될 수 있다.

특히 항공촬영용 드론까지 동원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촬영한다. 드리블, 슈팅, 패스 등 개인 훈련뿐만 아니라 하늘에서 바라보는 움직임, 전술, 패스 방향 등 팀 훈련 역시 영상으로 남겨 분석하고 연구하고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재미있는 시설도 있다. 순간 판단 능력을 키워주는 '움직이는 골대'가 그것이다. 골대의 양쪽 좌우 상단과 하단에 4개의 골인 지점이 있다. 코치가 리모컨으로 조작하면 그 4개 지점 중 하나에 조명이 들어오는데, 선수들은 조명이 들어오는 순간 그곳으로 슈팅을 차 넣어야 한다. 순간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시설이다. 이밖에 패스와 드리블, 헤딩, 점프력 등을 키울 수 있는 시설들이 준비돼 있다. 이번 시설을 완비하는데 2억원 이상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유소년이 한국 축구의 미래다. 어릴 때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해야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의 가장 큰 문제가 개인 능력 부족, 그리고 순간 판단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22세가 넘어가면 몸이 굳어 훈련으로 바뀔 수 없다. 유소년 선수들이 이런 훈련으로 큰 성장을 할 것이다. 선수들도 훈련을 재미있어 한다. 호날두도 메시도 개인 기술을 향상시키는 트레이닝을 했다"며 클리닉 구장의 자긍심을 드러냈다.

14년 동안 준비해온 꿈을 일궈낸 김 이사장. 이제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더 큰 목표를 향해 다시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14년 노력의 결실을 기다리는 것이다. 씨를 뿌리고 가꾸면 누구나 열매를 기다린다. 이 곳에서 좋은 선수, 세계적인 선수가 배출되는 것이 바로 김 이사장의 다음 꿈이다. 

김 이사장은 "이곳에서 훈련한 선수들 중 정말 좋은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국가대표도 나오고 세계적인 선수도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좋은 훈련을 받는다면 분명 가능성이 있다. 세계적인 선수도 나올 수 있다"며 크게 웃었다. 이 웃음의 의미는, 14년을 준비한 자긍심이자 미래를 향한 확신이었다. 

포천=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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